2017 대학농구리그 플레이오프(PO)가 오는 9월 11일 성균관대와 한양대의 경기를 시작으로 챔피언을 향한 열전에 들어간다.
2010년 대학리그 출범 이후 8번째 시즌을 맞이한 대학농구는 숱한 이변들을 만들어냈다. 특히나 전력차가 뚜렷한 대학농구에서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이변을 연출하며 극적인 승리를 챙겨가는 팀들을 볼 수 있었다. 과연 어떤 팀들이 플레이오프에서 이변을 연출했을까.
2010년, 정규리그 5위 성균관대는 8강에서 한양대를 물리치며 4위 건국대를 만났다. 건국대는 최부경(SK)과 이대혁(은퇴)의 더블 포스트를 앞세워 리그에서 승승장구를 하고 있었다. 성균관대도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경기력 때문에 모두가 건국대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4강을 향한 모두의 의지가 너무 뜨거웠던 탓일까. 4쿼터까지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점차로 지고 있던 건국대는 4쿼터 종료 직전 패색이 최부경의 극적인 버저비터로 77-77, 연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1차 연장과 2차 연장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3차 연장까지 가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최종 승자는 성균관대였다. 성균관대는 조효현(오리온)의 극적인 3점슛으로 승기를 잡은 데 이어 김태형(삼성)과 임종일(오리온)의 득점에 힘입어 113-102로 승리했다. 하지만 성균관대는 4강전에서 리그 1위 중앙대에게 80-100으로 패배하며 돌풍이 멈췄다.
다음해, 2011년 6강 플레이오프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5위 고려대와 6위 한양대는 각각 상위팀이었던 건국대와 중앙대를 잡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특히 고려대는 건국대를, 한양대는 중앙대를 상대로 정규리그 내내 한 번도 이기지 못했지만 플레이오프는 달랐다.
고려대는 당시 3판 2선승제로 펼쳐진 6강 플레이오프에서 건국대와 사이좋게 1승을 주고받은 양 팀은 운명의 3차전을 마주했다. 고려대는 주전 2명의 부상 속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박재현(상무)이 23득점 12어시스트로 맹활약을 했으며, 신입생이었던 이승현(상무)도 18득점 9리바운드로 팀의 96-92, 승리를 이끌었다.
한양대는 차바위(전자랜드)을 앞세워 중앙대를 꺾었다. 차바위는 1차전에서는 21득점 13리바운드, 2차전에서는 24득점 6리바운드를 거두며 2연승으로 4강에 올랐다. 차바위는 1차전과 2차전에서 각각 3점슛 4방을 꽂으며 최현민(KGC인삼공사)이 버티고 있던 중앙대를 혈투 속에 (89-83, 77-72) 승리하며 4강에 올라섰다.
신흥강자 단국대의 PO 이변은 2015년부터 시작했다. 단국대는 2015년 8위로 턱걸이로 간신히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정규리그에서 62-68, 서민수(동부), 이대헌(상무), 변준형에게 63점을 내주며 패배했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선 달랐다. 이 날의 주인공은 당시 신입생이었던 권시현이었다. 권시현은 외곽에서 3점포 4방을 꽂으며 28득점으로 동국대에 비수를 꽂았다. 또한 14득점 6리바운드를 잡은 하도현은 서민수를 8득점으로 막으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2015년 플레이오프에서 6강에 그친 단국대는 2016년에는 더욱 높은 곳을 바라봤다. 8강 플레이오프에서 동국대에게 승리를 거둔 단국대는 6강전에서는 한양대를 만났다. 이미 정규리그에서 승리했던 기억은 단국대의 기세에 배가 되었다.
단국대는 1쿼터부터 한양대를 몰아치며 단숨에 승기를 잡았다. 1쿼터를 17-13으로 앞선 단국대는 2쿼터에 홍순규와 전태영의 폭풍같은 득점력을 앞세워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에 비해 한양대는 박세진(KCC)이 부진하며 단국대를 넘지 못했다. 단국대 석승호 감독은 당시 인터뷰를 통해 “단국대 농구부 역사상 가장 잘한 경기”라며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또한 2016년은 연세대에게 잊을 수 없는 한 해다. 이전까지 대학리그에서 3번의 준우승에 그친 연세대는 ‘2인자’의 이미지가 강했던 팀이다. 4강에서 중앙대를 가뿐히 물리친 연세대의 챔피언 결정전 상대는 숙명의 라이벌 고려대. 가뜩이나 챔피언 결정전 전에 있었던 정기전에서 다 잡은 경기를 71-71, 무승부로 팀 사기까지 떨어졌다.
1차전에서 어렵사리 82-79로 승리한 연세대는 2차전에서 홈으로 고려대를 불러들였다. 1차전에서 부상으로 빠졌던 이종현(모비스)이 1쿼터에 나와서 분위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이종현을 앞세워 역전에 성공한 고려대는 거세게 연세대를 몰아쳤다.
하지만 연세대는 천기범(삼성)과 허훈을 앞세워 3쿼터에 재역전에 성공했다. 허훈과 천기범이 42득점을 합작했으며 경기 종료 30초를 남겨두고 최준용(SK)가 덩크슛으로 연세대의 첫 우승을 자축했다. 항상 ‘2인자’라는 꼬리표를 벗어내지 못한 연세대는 대학리그에서 최고로 값진 이변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많은 이변이 있었던 대학농구. 이번에는 과연 어떤 팀이 신데렐라도 등극할 지, 어떤 조에서 '업셋'이 연출될 지 궁금하다. 9월 11일 오후 2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체육관에서 성균관대와 한양대의 경기를 시작으로 플레이오프 일정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