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가 4학년 김철욱의 공백을 극복하고 시즌 첫 승을 챙겼다. 경희대는 23일 신촌 연세대체육관에서 열린 2015 대학농구리그에서 시종 우위를 점하며 71- 57로 승리를 거두었다.
‘계성고 트리오’ 최창진과 최승욱, 맹상훈이 45점을 합작한 가운데, 한희원이 3점슛 3개와 함께 15득점으로 지원사격 했다.
경희대는 이날 센터 김철욱(204cm)이 부상으로 결장했다. 김현국 감독은 경기에 앞서 무릎 연골을 둘러싼 막이 찢어져 출전이 어렵다고 밝혔다. 수술 여부를 비롯한 자세한 회복 기간은 한 번 더 검사를 받아봐야 알 수 있다.
주전 센터가 빠진 경희대였지만 연세대 박인태-최준용 콤비를 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정답은 간단했다. 상대보다 한 발 더 빠르고 성실하게 움직이는 부분이었다. 적극적으로 상대 실책을 유발하고, 리바운드를 잡은 뒤에는 빠른 트랜지션으로 득점 기회를 노렸다.
전력 누수는 경희대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연세대도 포인트가드 천기범이 빠졌다. 16일 고려대와의 개막전 당시 입은 부상 탓이었다. 은희석 감독은 “장기 부상은 아니다. 본인이 통증이 있다고 하여 이번 경기는 쉬게 할 예정”이라 밝혔다.
플로어리더 없는 연세대는 공을 잡을 때마다 자기 찬스부터 보기 바빴다. 1쿼터부터 실책 5개를 범하며 분위기를 내줬다. 공격 리바운드는 우위를 점했으나, 세컨 찬스 득점으로 연결된 점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경희대가 흐름을 잡은 건 1쿼터 중반부터였다. 연세대와 화력 대결을 해오던 경희대는 지역방어를 사용하면서 연세대 발을 묶어놓았다. 반대로 경희대는 최승욱과 최창진의 연속 득점으로 22-15로 달아나며 분위기를 잡았다.
24-17로 앞서며 2쿼터에 돌입한 경희대는 본격적으로 점수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최승욱과 이성순의 득점으로 두 자릿수로 달아났다. 연세대는 최준용과 박인태의 하이로우 플레이를 포함, 상대 지역방어를 깨기 위한 여러 움직임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어쩌다 볼이 매끄럽게 연결되면 그때는 슛이 림을 외면했다. 경희대는 맹상훈, 최창진 등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볼을 걷어냈다.
설상가상으로 연세대는 종료 59.7초전, 판정에 항의하던 은희석 감독이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 받으면서 분위기가 어두워졌다. 경희대는 맹상훈의 자유투로 40점째를 채우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전반에 실책 10개를 범했던 연세대는 3쿼터에도 실책 4개를 범하며 쫓아갈 타이밍을 놓쳤다. 리바운드 쟁탈전에서는 이겼으나 후속 플레이에서 실수가 나왔다. 경희대는 그 사이 최창진과 최승욱이 속공 점수를 따낸데 이어 맹상훈까지 3점슛을 터트리면서 50-34로 달아났다.
연세대는 침묵하던 최준용이 좌측 사이드에서 롱2와 3점슛을 내리 꽂으면서 점수차를 좁혀봤으나, 다른 포지션에서의 지원사격이 아쉬웠다. 하지만 경희대도 쉽게 경기를 마무리 짓지는 못했다. 연세대 지역방어에 고전하며 달아날 기회를 놓친 것. 경희대 일변도로 가던 흐름이 미묘하게 흔들리기 시작한 건 4쿼터 중반. 연세대는 허훈의 연속 득점으로 2쿼터 이후 처음으로 7점차(50-57)까지 따라갔다.
그러나 승부처에서는 집중력이 조금 더 앞선 경희대가 웃었다. 맹상훈의 득점으로 여유를 찾은 경희대는 이민영의 자유투 2구와 맹상훈의 3점슛으로 13점차(70-57)로 달아났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순간이었다. 연세대는 안영준의 골밑 득점이 번번이 림에서 흘러나오며 점수차를 더 좁히지 못했다.
한편, 이날 경기 4쿼터 중반에는 박인태와 한희원의 다툼으로 인해 양측 벤치에서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는 일도 있었다. 애초 심판은 두 선수에 대한 퇴장을 지시했다.
그러나 대학농구리그 규칙이 기반을 두고 있는 FIBA 규정 제39조에는 ‘싸우고 있거나 싸움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팀 벤치구역을 벗어나는 교대선수나 경기에서 물러난 선수들, 팀 관계자들은 실격된다’고 나와 있다. 경희대 김현국 감독은 이러한 규칙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자 거세게 항의했고, 이에 따라 경기는 10분 넘게 중단되기도 했다.
경희대 71 (24-17, 16-11, 15-15, 16-14) 57 연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