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와 중앙대가 연세대를 만나러 가는 4강 길목에서 맞붙는다. 경희대는 12승 4패를 기록하며 2015 남녀대학농구리그를 3위로 마무리했고, 중앙대는 11승 5패를 기록하며 6위(*공방률)를 차지한 팀이다.
두 팀은 6일 수원 경희대학교체육관에서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이에 앞서 지난달 1일 대학리그에서 한 차례 맞붙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중앙대가 92-74로 경희대를 완파했다. 중앙대 김국찬(19득점 11리바운드)과 조의태(16득점 16리바운드)가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3점슛도 10개나 성공했다.
중앙대는 지난 두 해 동안 플레이오프 진출에 탈락했지만, 양형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조직력이 살아났고, 빠른 농구로 색을 더했다. 중앙대는 이 과정에서 경희대를 만나 제압했다. 또한 한양대와의 플레이오프 8강에서도 흐름을 이었다.
반면 경희대는 ‘부상’에 막혀 불안한 행보를 보였다. 센터 김철욱이 대학리그 개막 직전 시즌아웃 됐고, 지난 8월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최창진이 무릎부상을 안았다. 1일 경기에 최창진이 나서긴 했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경희대(12승 4패)의 대학리그 2패도 정규리그 마지막 2경기에서 나왔다.
9월 1일 대학 정규리그
중앙대 92 (20-14, 16-11, 32-21, 24-28) 74 경희대
중앙대
김국찬 19득점(3점슛 4개) 11리바운드
조의태 16득점 16리바운드 4어시스트 4블록
정인덕 15득점 3리바운드
허석진 14득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박지훈 13득점 3리바운드
경희대
한희원 25득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
성건주 11득점 6리바운드 2블록
이성순 9득점 6리바운드
최승욱 8득점 2리바운드
최창진 7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비슷한 듯 다른 경희대 중앙대
‘까다로운 팀인가요?’ 경희대 김현국 감독과 중앙대 양형석 감독에게 제일 먼저 물은 말이다. 두 사령탑은 모두 까다로운 팀이라고 답했다.
두 팀 모두 든든한 센터가 없지만, 조직력과 많은 움직임으로 경기를 풀어간다.
김현국 감독은 “중앙대는 조직력에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들이 많다. 우리는 열심히 움직이는 데 머리보다는 몸이 먼저 움직인다. 비슷하지만, 중앙대의 농구가 좀 더 스마트하다”라고 표현했다.
양형석 감독은 “경희대는 저력이 있는 팀이다”라며 “움직임이 조직적인 게 비슷하지만, 우리는 중간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팀이다. 이 부분에서 더 나을 것이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두 팀 모두 목표는 ‘승리’일 터. 하지만 이기는 결과보다 그 과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현국 감독은 “경기가 아직 남았지만, 선수들한테 고맙다. 적은 자원으로도 여기까지 와줬다. 연습은 힘들었지만, 경기에는 편하게 임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양형석 감독은 “한양대와의 플레이오프도 정규리그의 한 경기로 봤다. 한 경기가 지면 끝이지만, 이 경기에서 가진 모든 걸 보여줬으면 한다. 그렇게 나오는 결과는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리바운드를 잡아라!
“리바운드다.” 경희대와 중앙대 모두 경기의 승리를 위해서는 제공권 싸움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규리그 16경기를 기준으로 볼 때 리바운드 부문 순위는 중앙대가 더 높다. 39.9개를 잡아 7위로 38.94개를 잡은 경희대보다 앞서는 것. 또한 지난달 맞대결에서도 42-36으로 중앙대가 더 많은 공을 따냈다.
양형석 감독은 “경희대와의 경기에서 중간 과정이 중요하다고 한 이유다. 후반기 경기에서 끝까지 리드를 내주지 않은 것도 리바운드 싸움에서 초반부터 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희대에 ‘리바운드’는 걱정거리기도 하다. “리바운드에서 대부분 경기에서 진다. 중앙대와의 경기에서 질 때도 초반 리바운드에서 무너졌다.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준비했다. 있는 자원을 모두 활용하겠다.”
수치가 뒤지지만 경희대의 장점을 찾자면 바로 전원이 리바운드에 열의를 보인다는 것이다. 장신 선수만이 리바운드 부담을 가지는 게 아니라 전 포지션에 리바운드 기록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주목받은 4학년 VS 감 잡은 4학년
10월 26일 열리는 2016 KBL 신인드래프트에 경희대, 중앙대에서 6명의 선수가 도전장을 냈다. 경희대는 최창진(185cm, G), 한희원(195cm, F), 성건주(187cm, G), 이종구(188cm, G, 3학년)가 드래프트에 나선다. 이중 최창진과 한희원은 드래프트 상위 지명자가 될 것으로 일찍이 주목을 받았다.
먼저 부상으로 주춤하던 최창진은 현재 몸 상태를 80%까지 끌어 올렸다. 김현국 감독은 “(최창진이)버텨주는 것만으로도 보탬이 된다. 배의 선장 역할로 팀이 힘들 때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 대학생 포인트가드 중에 창진이 만한 선수가 없다. 또 센터가 없어서 더 필요하기도 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 외에 드래프트를 앞둔 학생들에 관해 “본인들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경기에 최선을 다하면 고맙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희원에 관한 이야기를 더했다. “본인이 긴장하고 있을 것이다. 유니버시아드대표팀, 성인대표팀(예비 엔트리)에 발탁되며 가치를 높였다.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다.”
반면 중앙대 조의태(194cm, F)와 허석진(181cm, G)은 주목받지 못한 선수다. 2년 동안 학교 성적이 부진한 탓에 돋보일 기회도 적었다.
양형석 감독은 “두 선수 모두 본인의 존재를 과시하는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분명 필요한 선수다. 의태는 센터로서 (신장이)작지만, 리바운드와 수비에서 열심히 해준다. 석진이 역시 팀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능력이 있다. 드래프트를 위해 기량을 보여주려고만 한다면 역효과가 날 것이다. 리그전을 통해 두 선수의 활용도는 인정받았다고 본다. 존재감보다. 해온 대로 팀을 위한 헌신이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지긋지긋’ 부상 VS ‘낯선’ 원정경기
김현국 감독은 가능한 많은 선수를 뛰게 해 승부를 보려고 한다. 한 명이라도 아쉬운 상황. 그러나 부상 선수가 있다.
이성순이 발목을 다쳐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이성순은 지난 9월 중앙대와의 경기에서 주전으로 29분 13초간 출전해 9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한 선수다. 정규리그에서는 평균 6.94득점 3.38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속공, 스틸에서 큰 힘을 보태왔기에 경희대 입장에서는 아쉽다. 또한 이건희가 어깨 수술을 해 경기에 못 나선다.
중앙대는 몸 상태에 관한 걱정은 없다. 잔부상이 있는 선수가 있지만, 경기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다만 올해 처음 찾는 경희대체육관이 걱정이다. 양형석 감독은 “속공이 아무리 많이 나와도 경기를 지배할 정도로 나오는 게 아니다. 흐름을 가져오는 데 공격 마무리가 중요한 데, 인사이드 마무리가 확실하지만, 우리는 외곽에서의 공격 마무리가 많다. 상대의 홈 구장이고 우리는 올해 처음으로 경희대체육관에 간다. 분위기적인 면에서 어색할 수 있어 걱정이다. 분위기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