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부터 상주 실내체육관에서 진행 중인 제35회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가 어느덧 목적지에 다다랐다. 22일 일정만을 남겨둔 가운데 남대부에서는 고려대와 중앙대가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다. 리벤지 매치가 될 결승전에서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린 뒤 미소를 지을 팀은 누가 될까.
올 시즌 양 팀의 맞대결은 처음이 아니다. 상대 전적은 고려대의 절대적 우위. 지난 6월 10일 열린 대학리그에서 고려대는 14점 차(73-59)의 대승을 챙겼다. 이번 대회 예선전에서도 또 한 번 만나 중앙대를 96-74로 완파했다.
디펜딩 챔피언 고려대는 큰 위기 없이 순조롭게 결승 무대까지 안착했다. 조별리그 대진운이 괜찮았던 고려대는 예상대로 예선 세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가볍게 결선 토너먼트로 향했다. 조 1위로 결선에 진출한 고려대는 6강 대진 추첨에서도 행운이 깃들었다. 단 2장에 불과했던 4강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이틀간의 달콤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재충전을 마친 고려대는 21일 성균관대와의 준결승전에서 체력과 높이 우위를 앞세워 난적 성균관대를 93-81로 제압했다.
고려대 주희정 감독대행은 성균관대와의 4강전을 마친 뒤 “상대가 힘든 경기를 하고 올라왔기 때문에 체력적인 면에서 우리가 더 유리했다. 이윤수와 매치업되는 선수를 제외하고는 올 스위치를 하기로 했는데 그 부분이 적중했다. 또 김진영 선수가 2,3쿼터에 제 역할을 해주면서 숨통이 트였다. 그러면서 내외곽의 적절한 조화가 맞아 떨어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윤기(204cm, C)-박정현(204cm, C)의 더블 포스트로 재미를 본 그는 결승전에서도 인사이드를 집중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예선전 승리는 잊고 다시 준비를 잘 하겠다. 상대의 인사이드를 집요하게 공략하면서 외곽포가 터져준다면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며 내다봤다.
지도자로서 첫 결승 무대를 밟게 된 그는 우승을 위해 선수들에게 확실한 동기부여를 제공했다.
“MBC배를 마치면 연세대와의 정기전이 남아 있다. 두 경기 모두 이긴다면 선수들이 원하는 걸 들어주겠다. 그동안 우리 선수들이 쉼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목표했던 바를 이룬다면 장기간의 휴가를 제공할 것이다.”
중앙대는 9년 만에 정상 등극을 노린다. 조 2위로 결선 토너먼트에 몸을 실은 중앙대는 결승까지 한 계단씩 차근차근 올라왔다. 6강에서 상명대, 경희대와의 4강전을 모두 이겨낸 중앙대가 오랜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반드시 고려대의 벽을 넘어야 한다. 팀 사기가 절정에 올라 있는 만큼 양형석 감독도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선수들이 예선전을 거치면서 서로가 안 맞는 부분을 극복했다. 현재 우리 팀 분위기가 최고조에 올라 있다. 어느 팀이든 선수단 모두가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의욕이 굉장히 강하다”는 것이 양형석 감독의 말.
이어 양 감독은 “내 역할은 선수들의 의지가 코트에서 발휘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북돋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며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상주의 막바지 여름을 뜨겁게 달굴 양 팀의 맞대결은 22일 오후 상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