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두 차례 챔피언에 등극했다. 4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 6년 연속 4강 플레이오프 진출 기록을 쓰며 대학농구리그 초반 최강자로 군림했다.
김민구와
김종규, 두경민이 졸업한 뒤 서서히 우승권에서 멀어지기 시작한 경희대는 2017년 9위로 처지며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탈락 과정이 좋지 않았다. 12경기까지 6승 6패, 승률 5할을 기록하고 있던 경희대는 남은 4경기를 모두 패하며
6승 10패로 동국대, 한양대와 함께 동률을 이뤘다.
팀간 경기수가 다르기 때문에
전체 득실 편차로 최종 순위를 정하는데 동국대가 -11점(1248-1259)으로 7위를 차지하고, 한양대가
-34점(1298-1332)으로 플레이오프 진출 막차를 탔으며, 경희대는 -60점(1071-1131)를 기록해 9위로 밀렸다.
무엇보다 동국대는 3승 8패에서 마지막 5경기 중 3승을 챙겼고, 한양대는 3승 9패에서 남은 4경기 중 3승을 더 거뒀다.
막판
뒷심 부족으로 첫 플레이오프 탈락의 아픔을 겪은 경희대는 2018년과 2019년에도 시즌 중반 이후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2018년에는 초반 7경기에서 6승 1패를 기록한 뒤 남은 9경기서 3승(6패)만 더 추가했고, 2019년에는 개막 6연승 등
7승 1패 이후 3승 5패로 부진했다. 시즌 초반에는 우승할 것 같은 기세를 타지만, 시즌 후반에는 중위권 정도의 팀으로 바뀌는
것이다.
시즌 초반과 중반 이후 팀 전력이 완전 달라지는 이유 중 하나는 팀 성적이 좋자 개인 기록 욕심을 내기 시작해 균열이
생겼기 때문이다. 경희대 김현국 감독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동계훈련부터 하나의 팀을 강조하며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
경희대는 현재 11개 대학과 맞대결에서 5할 이상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고려대와 함께 경희대 단 두 팀만 기록
중이다. 경희대는 고려대와 맞대결에서 7연승을 달린 뒤 현재 7연패에 빠졌다. 지난해 고려대에게 78-84로 패하며 7승 7패로
5할 승률을 허용했다.
경희대
약점은 확실하다. 바로 외곽포다. 경희대는 2016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각각 4.1개, 4.5개, 6.4개, 4.8개의 3점슛을
성공한 것과 달리 상대팀에겐 각각 6.1개, 7.2개, 7.0개, 7.1개를 얻어맞았다. 흐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3점슛을
많이 넣지 못하는데다 성공률 역시 30% 미만으로 저조한 반면 상대에겐 더 많은 3점슛을, 30% 이상 성공률로 허용한 것이다.
경희대는
유기상(연세대)과 함께 신입생 중 가장 뛰어난 슈터로 꼽히는 고찬혁이 입학해 외곽의 아쉬움을 충분히 떨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고찬혁은 지난해 춘계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에서 6경기 모두 20점 이상 올리며 평균 25.8점 3점슛 3.2개를 성공해
홍대부고의 우승에 힘을 실었다. 협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에선 3경기 평균 30.3점 3점슛 3.0개,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 6경기에선 평균 25.0점 3점슛 2.7개를 성공했다.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에선 7경기 평균 26.3점
3점슛 4.1개를 폭발시켰다.
고려대는 경희대만 이기면 모든 팀을 상대로 5할 이상 기록을
지키지만, 경희대는 연세대(9승 9패), 중앙대(8승 8패)와도 승률 50%를 기록 중이다. 이번 시즌 고려대와 연세대가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며, 중앙대도 상위권이 유력한 팀이다. 경희대는 이들 세 팀을 모두 꺾고 상대전적 5할 이상 기록을
이어나간다면 올해 우승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경희대는 이번 시즌 목표를 우승보다 4강으로 잡고 있다. 2017년 9위에서 해를 거듭하며 6위, 5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경희대는 이런 흐름을 그대로 이어나간다면 4위 이상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여담으로
경희대는 2017년 동국대, 한양대와 6승 10패로 동률을 이뤘다고 소개했다. 2018년에는 동국대, 상명대와 9승 7패로,
2019년에는 중앙대, 단국대와 10승 6패로 동률을 기록했다. 경희대는 3년 연속으로 3팀이나 동률을 이룬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에도 이런 특이한 이력을 계속 작성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