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석 중앙대 감독은 경기 종료 직전 수비를 하지 않는 선수들을 다그쳤다. 그 실점이 2년 전처럼 예선 탈락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대는 11일 상주체육관 신관에서 열린 제39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 남자 1부 대학 A조 예선에서 동국대를 72-65로 꺾고 첫 승을 거뒀다. 조선대를 꺾은 고려대와 함께 중앙대는 한 발 앞서 나갔다.
A조의 팀 구성을 고려하면 이날 승리가 결선 토너먼트 진출 9부 능선을 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확정이 아니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어떤 일이 펼쳐질 지 모른다. 이를 감안하면 중앙대의 경기 마무리는 너무나도 아쉬웠다.
중앙대는 경기 시작부터 주도권을 잡은 뒤 동국대가 추격하면 달아나기를 반복했다.
10-0으로 시작한 중앙대는 10-9로 쫓긴 뒤 32-24로 달아났다. 또 35-34로 1점 차이를 허용한 중앙대는 51-39로 한 번 더 두 자리 점수 차 우위를 점했다. 농구의 재미를 보여주려는 듯 다시 55-53으로 쫓겨 긴장감 넘치는 경기로 만들었다. 이 때가 4쿼터 중반이었다.
김두진의 속공과 강현수의 3점슛으로 위기를 벗어난 중앙대는 40.3초를 남기고 68-59, 9점 차이로 벌려 승리에 다가섰다.
남은 시간 40초를 고려하면 한 번씩 공격을 할 수 있는데 양팀은 3번씩 6번이나 공격을 주고 받았다. 중앙대가 악착같이 득점을 하려는 동국대를 거의 막지 않은 것이다.
그러자 마지막 수비에서 양형석 감독은 “끝까지 해”라고 소리치며 선수들을 다그쳤지만, 놓아버린 집중력은 돌아오지 않았다.
프로농구에서도 상대 전력에 따라서 승부가 결정된 이후에도 끝까지 1점이라도 더 득점하려는 경우가 나온다. 그 득점이 나중에 정규리그 우승과 준우승을 결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MBC배 역시 마찬가지다. 예선 첫 경기에서는 최대한 점수 차이를 벌리면서 이겨야 한다. 더구나 중앙대라면 더더욱 그렇다.
중앙대는 2년 전 MBC배 예선에서 성균관대, 건국대와 승리를 주고 받으며 2승 1패를 기록했다. 이 경우 득실 편차로 순위를 결정하는데 성균관대는 +11점, 건국대는 -5점, 중앙대는 -6점이었다. 중앙대는 딱 1점이 부족해 조3위로 예선 탈락했다.
고려대의 전력이 완벽하지 않다. 상명대에게 지지 않았던가? 고려대가 난조에 빠져 동국대에게 질 수도 있다. 아니면 중앙대가 너무나도 폭발적인 외곽포를 터트린 조선대에게 잡힐 수도 있다.
어떤 동률 상황이 나올 지 아무도 모른다. 양형석 감독이 승리가 확정된 경기 종료 5초 즈음 남았을 때 소리를 쳤던 이유다.
주장인 이주영은 이날 승리한 뒤 “후배들이 경험이 부족해서 나타났던 장면이다. 경기 전에 미팅할 때 미리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데 나도 잊고 있었다. 그래도 고려대와 조선대를 이기도록 하겠다”고 경기 마무리를 아쉬워했다.
중앙대는 13일 조선대에게 승리한 뒤 고려대가 동국대를 꺾어주기를 바래야 한다. 그렇게 되었을 경우 일찌감치 결선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