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와 비슷한 8강 진출팀, 더 치열했던 순위 경쟁
우선 정규리그 마지막 주차까지도 플레이오프 대진이 확정되지 않았다. 특히 홈에서 8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3,4위 경쟁이 치열했다. 정규리그 1위 고려대와 2위 연세대 밑으로 촘촘히 붙어 있어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뀌는 상황이었다.
그 결과 3위 건국대, 4위 동국대, 5위 중앙대, 6위 경희대, 7위 한양대, 8위 성균관대 순으로 3위부터 8위까지 순위가 확정됐다. 지난 해 9위에 그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동국대는 지난 해 9위에서 무려 다섯 계단 올라섰다. 동국대는 작년과 비교해 순위가 가장 많이 오른 팀이었다. 이대균(201cm,F,C)-김명진(200cm,F,C)-우성희(200cm,F,C)로 이어지는 장신 라인업이 위력을 떨치며 정규리그 4위까지 치고 오를 수 있었다.
지난 해 7위에 그쳤던 건국대 역시 네 계단 상승한 3위에 올라섰다. 프레디(202cm,C)를 중심으로 조환희(183cm,G)-김준영(182cm, G)으로 이어지는 고학년 라인이 중심을 잡으며 8강 플레이오프 홈 어드밴티지를 지키는 데에는 성공했다. 반면 한 때 건국대와 함께 3위권을 형성했던 경희대는 정규리그 막판 세 경기를 내리 지며 6위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해 3위에 올랐던 중앙대는 두 계단 떨어진 5위를 기록했고, 한양대와 성균관대도 지난 해와 비교해 두 계단씩 순위가 떨어졌다.
정규리그 1, 2위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고려대와 연세대가 양분했다. 고려대 2학년 이동근(198cm,F)은 정규리그 13경기에서 평균 13.1점 10.4리바운드 2.1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지난 해와 비교해 한층 더 일취월장한 실력을 뽐내며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흥미진진했던 PO, 첫판부터 연장 승부 속출
10월 28일 막을 올린 8강 플레이오프는 명승부의 연속이었다. 8강 첫판부터 연장 승부가 두 차례가 나올 정도로 치열했다. 8강 4경기 중 가장 큰 화제가 됐던 건 연세대와 한양대의 맞대결이었다. 종료 17.4초 전까지 6점을 앞서며 13년 만의 연세대를 상대로 승리를 목전 앞에 둔 한양대. 남은 17초를 버티지 못하고 거짓말 같이 연속 6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두 팀의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고 연세대가 막판 뒷심을 발휘해 4강에 진출했다.
양 팀의 승부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경기 운영과 판정 등의 문제로 관계자들 사이에서 계속 화두가 됐다. 그만큼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는 의미다. 반면, 다 이긴 경기를 놓친 한양대로선 두고 두고 아쉬움이 남을 만 한판이었다.
건국대와 경희대의 맞대결도 흥미진진했다. 건국대의 뒷심이 돋보인 경기였다. 전반을 12점 뒤지며 시작한 건국대는 후반 매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경희대도 만만치 않았다. 임성채(185cm,G)가 경기 막판 3연속 3점슛을 터트리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하지만 막판 뒷심이 강한 건 건국대였다. 연장 종료 직전 김준영이 자유투를 성공하며 1점 차(77-76) 신승을 거뒀다.
8강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경희대를 힘겹게 물리치고 4강에 진출한 건국대의 기세는 매서웠다. 연세대와의 4강전은 접전의 접전이 이어진 가운데 건국대가 1학년 백경(190cm,G)의 역전 딥쓰리와 클러치 수비에 힘입어 66-64로 역전승을 거두며 적지에서 업셋을 일으켰다. 이 승리로 건국대는 2022년 이후 2년 만에 결승 무대에 섰다.
▲고려대 최초 통합 3연패 달성으로 ‘왕좌 수성’
정기전 패배로 팀 분위기가 가라 앉을 법도 했지만 고려대의 PO 무대는 탄탄대로 그 자체였다. 최초 3년 연속 통합우승 위업을 달성하며 올해도 대학 최강의 자리를 지킨 고려대다.
건국대와 챔피언결정전에선 대학농구 라이징 스타 문유현(181cm,G)의 승부사 기질이 돋보였다. 3쿼터 한 때 12점까지 뒤지며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고려대에는 문유현이 있었다. 문유현은 후반 3, 4쿼터에만 20점을 폭발하며 역전승에 앞장섰다. 40분 풀타임을 소화한 문유현은 29점(3점슛 3개) 7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그 공을 인정받아 챔피언결정전 MVP에 선정됐다.
고려대는 정기전을 패했지만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내년 시즌 전망도 밝다. 이제는 완전히 팀의 주축이 된 문유현과 이동근을 중심으로 1학년 석준휘(190cm,G) 등 저학년 선수들이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4학년 4인방(김태훈, 양준, 박준형, 김도은)이 올해를 끝으로 안암을 떠나지만, 이들의 빈자리를 채워줄 새 얼굴들도 많다. 당분간 고려대의 강세가 계속 이어질 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연고대 다 이기고도 더 높은 무대 오르지 못한 중앙대
PO 진출 실패한 단국대
중앙대는 정규리그에서 고려대와 연세대를 모두 이기고도 정작 플레이오프에서는 동국대에 패해 높은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참고로 중앙대는 새로운 선장과 함께 내년 시즌 새 출발한다.
중위권의 강자로 불렸던 단국대는 이번 시즌 유독 맥을 추지 못 했다. 부상자들이 속출하며 전력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단국대는 석승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5년부터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 대학농구리그에서는 매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하지만 올해 9위로 처지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명지대와 상명대, 조선대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좀처럼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편, 올해 대학농구리그는 4팀씩 세 개 조로 나뉘어 정규리그를 진행했다. 내년에는 기존 대로 조 편성 방식을 유지할 지, 아니면 예전처럼 6팀이 두 개조로 나뉘는 방식으로 돌아갈 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내년에도 여전히 고려대와 연세대의 '양강 체제'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위권을 두고는 서로 물고 물리는 싸움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2024 KUSF 대학농구 U리그 남대부 최종순위*
-정규리그
1위_고려대(13승 1패)
2위_연세대(12승 2패)
3위_건국대(11승 3패)
4위_동국대(9승 5패)
5위_중앙대(9승 5패)
6위_경희대(8승 6패)
7위_한양대(7승 7패)
8위_성균관대(7승 7패)
9위_단국대(4승 10패)
10위_명지대(3승 11패)
11위_상명대(1승 13패)
12위_조선대(14패)
-플레이오프
우승_고려대
준우승_건국대
공동 3위_연세대, 동국대
# 글. 점프볼 서호민 기자